제로 음료를 고르다 보면 원재료명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처럼 낯선 이름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제품에는 감미료가 한 가지뿐이고, 다른 제품에는 두세 가지가 함께 들어가기도 합니다.
스테비아가 들어갔다고 강조하는 제품도 있고요.
모두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성분이라는데, 굳이 여러 종류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로 음료에 쓰이는 감미료는 각각 단맛의 세기와 맛이 느껴지는 방식이 다르고, 음료에 넣었을 때 남는 뒷맛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조사는 한 가지 감미료만 사용하는 대신 두 종류 이상을 섞어 설탕과 조금 더 비슷한 단맛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로 음료에서 자주 만나는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스테비올배당체를 중심으로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제로 음료인데 왜 단맛이 날까?
설탕을 줄이거나 넣지 않은 음료에서도 단맛이 나는 것은 적은 양으로 강한 단맛을 내는 감미료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미료를 식품에 단맛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처럼 설탕보다 수백 배 강한 단맛을 가진 성분은 많은 양을 넣지 않아도 원하는 단맛을 만들 수 있습니다.
스테비아에서 얻는 스테비올배당체 역시 매우 적은 양으로 단맛을 냅니다.
이 때문에 제로 음료에서는 설탕을 넣었을 때보다 당류와 열량을 크게 낮추는 것이 가능합니다.
수크랄로스는 설탕보다 약 600배 달다
수크랄로스는 제로 탄산음료와 무설탕 식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감미료입니다.
설탕의 단맛을 기준으로 하면 약 600배 정도 강하기 때문에 소량만 사용해도 충분한 단맛을 낼 수 있습니다.
단맛이 비교적 설탕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편이고 열에도 안정적이어서 음료뿐 아니라 가공식품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26년 수크랄로스를 다시 평가하여 '현재 허용된 사용 범위에서는 안전성 문제가 없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기존의 1일섭취허용량인 체중 1kg당 하루 15mg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참고할 점
수크랄로스의 ADI는 평가기관에 따라 숫자가 다르게 제시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FDA 자료에는 체중 1kg당 하루 5mg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 기관의 숫자를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단일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각 기관의 평가 체계를 구분해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아세설팜칼륨은 왜 다른 감미료와 자주 섞일까?
아세설팜칼륨은 흔히 아세설팜K 또는 Ace-K라고도 부릅니다. 설탕보다 약 200배 강한 단맛을 내며, 열량을 거의 더하지 않고 단맛을 높일 수 있어 음료와 가공식품에 사용됩니다.
원재료명을 보다 보면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이 함께 들어 있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맛과 관련된 이유가 있습니다.
감미료마다 단맛이 시작되는 시점과 입안에 남는 맛이 조금씩 다릅니다. 아세설팜칼륨은 단맛이 빠르게 느껴지지만 양이 많아지면 특유의 뒷맛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른 감미료와 함께 사용하면 각 성분의 단점을 줄이면서 전체적인 단맛을 조절하기가 쉬워집니다.
EFSA는 2025년 아세설팜칼륨을 재평가하면서 ADI를 체중 1kg당 하루 15mg으로 정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추정한 섭취량은 조사된 모든 연령대에서 이 기준보다 낮았습니다.

스테비아 음료에서 실제로 들어가는 것은 스테비올배당체
제품 앞면에는 ‘스테비아’를 강조해 표시하더라도 원재료명에서는 스테비올배당체라는 이름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비올배당체는 스테비아 식물에서 얻는 단맛 성분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식약처는 "설탕보다 약 300~4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식품첨가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테비아라는 식물 자체와 음료에 사용하는 정제된 감미료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조금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제로 음료의 원재료명을 읽을 때는 제품 앞면의 ‘스테비아’ 문구보다 실제 원재료 목록에 어떤 감미료가 표시돼 있는지를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스테비올배당체 비교
감미도가 높다고 해서 더 위험하다거나, 식물에서 얻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더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감미도의 크기는 단맛을 얼마나 강하게 내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고, 안전성은 별도의 독성 평가와 실제 섭취량을 바탕으로 판단합니다.
감미료가 두세 개 들어가면 더 많이 먹는다는 뜻일까?
원재료명에 감미료가 여러 개 적혀 있다고 해서 각 성분이 한 가지 감미료만 사용한 제품보다 여러 배로 들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감미료를 섞는 목적 중 하나는 적은 양으로 원하는 단맛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성분의 사용량을 줄이면서 다른 감미료의 단맛을 보완하고, 특정한 뒷맛이 지나치게 두드러지지 않도록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제품의 원재료명만으로 각각의 정확한 함량까지는 알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감미료 이름이 몇 개 들어갔는지만 보고 섭취량이 많다거나 적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ADI는 '하루만 넘으면 위험한 선'이 아니다
감미료 이야기를 하다 보면 ADI라는 숫자가 자주 나옵니다.
우리말로는 1일섭취허용량이라고 하며, 사람이 평생 매일 섭취해도 건강상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되는 하루 섭취량을 체중 1kg당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 숫자를 하루라도 넘으면 바로 부작용이 생기는 정도는 아닙니다.
ADI는 장기간 반복해서 섭취하는 상황을 고려해 안전성 평가에 사용하는 기준입니다.
식약처가 공개한 국내 조사에서도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 스테비올배당체의 평균 섭취 수준은 각각의 ADI보다 상당히 낮았습니다.
다만 제로 음료뿐 아니라 껌, 소스, 과자, 단백질 음료 등 여러 가공식품에서 같은 감미료를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은 함께 생각해 볼 만합니다.
제로 음료는 체중 관리용 음료로 생각해도 될까?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제로 음료로 바꾸면 해당 음료에서 섭취하는 당류와 열량을 줄이는 데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섭취 시 체중이 줄어든다와' 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비당류 감미료를 장기간 체중 조절이나 만성질환 위험 감소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제로 음료를 선택할 때는 ‘어떤 감미료가 들어갔는가’와 함께 평소 단 음료를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도 같이 따져보아야 합니다.
물이나 무가당 음료보다 제로 음료를 더 자주 찾는다면 단맛 자체에 익숙해진 식습관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제로 음료 원재료명은 이렇게 보면 쉽다

개인 경험·생각
먹을거리가 풍요롭다 못해 에너지가 차고 넘치는 요즘, 당 과다 섭취가 사회적 문제로 뜨면서 설탕을 대신할 대체당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저도 가끔씩 제로 음료를 마시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장기간 섭취해도 정말 안전할지는 여전히 연구가 더 필요한 영역이 아닐까?" 하고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에요.
소량 섭취의 안전성은 입증되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먹었을 때 장내 미생물이나 인슐린 저항성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학계에서도 연구와 검증이 더 필요한 영역이라고 하니까요.
주변을 둘러보면 '제로 당'이라는 타이틀만 믿고 죄책감 없이 섭취량을 늘리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요.
단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고, 결국 미각이 무뎌져서 더 강한 단맛을 갈구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요.
실제로 단 음식을 일정 기간 끊었다가 다시 예전에 자주 먹었던 음료, 간식을 먹으면 "너무 달아서 못 먹겠어" 하는 주변 반응도 보았어요.
우리 몸의 감각은 '길들여지기 마련'인 것 같아요.
특정 재료나 유행을 따르기보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적당히 즐기고 그만큼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시대를 불문하고 가장 확실한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 아닐까요?
제로 음료의 감미료는 이름보다 역할과 섭취 습관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스테비올배당체는 모두 적은 양으로 강한 단맛을 내지만 성격은 서로 다릅니다.
어떤 하나를 무조건 더 좋거나 나쁘다고 정하기보다는 원재료명과 영양정보를 확인하고, 제로 음료가 하루 식생활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 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안전나라, 「제로음료 속 단맛의 정체 설탕을 대신하는 감미료」
· 식품의약품안전처, 「단맛을 더, 칼로리는 제로! 스테비올배당체」
· EFSA, Re-evaluation of sucralose (E 955) as a food additive, 2026
· EFSA, Re-evaluation of acesulfame K (E 950) as food additive, 2025
· World Health Organization, Use of non-sugar sweeteners: WHO guideline,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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