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편의점에서 군고구마가 잘 팔린다는 소식이 조금 의외였습니다.
군고구마 하면 아무래도 추운 날 호호 불어 먹는 겨울 간식부터 떠오르는데요.
그런데 올해는 폭염이 이어지던 시기에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어디에서 많이 팔렸는지를 보니 더 흥미로웠습니다.
지하철역 주변이나 출퇴근 시간대 판매가 눈에 띄었고, 계란이나 우유, 닭가슴살처럼 한 끼를 간단히 챙길 때 먹는 음식과 함께 구입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겨울철 간식으로 생각했던 고구마가 요즘은 식사나 식단 관리용으로도 자리를 넓혀가는 모습인데요.
여름에도 고구마를 찾는 이유는 무엇인지, 한 끼로 먹기에는 어떤지, 군고구마와 찐고구마는 영양과 혈당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폭염에도 군고구마 판매량이 67.4% 늘었습니다
BGF리테일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CU의 군고구마 판매량은 2026년 3분기 들어 8월 17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4% 증가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건 한창 더웠던 시기의 판매량입니다.
CU가 집계한 해당 기간 군고구마 판매량 자료에 따르면, 7월 27일부터 8월 9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9% 많이 팔렸습니다.
어디에서 많이 팔렸는지를 보면 지난 6월 CU 군고구마 매출 상위 10개 점포 중 5곳이 지하철역 점포였고, 가장 많이 판매된 한 점포에서는 하루 평균 약 470개가 팔렸습니다.
GS25 판매 시간대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판매 비중이 20.4%로 가장 높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는 15.4%, 오전 6시부터 9시는 11.9%였습니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퇴근 시간에 군고구마를 사는 사람이 꽤 있다는 얘기죠.

겨울 간식에서 간편한 한 끼로 먹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군고구마를 함께 산 상품을 보면 요즘 사람들이 고구마를 어떻게 먹는지도 어느 정도 보입니다. CU에서는 바나나우유에 이어 바나나, 반숙계란, 흰 우유, 닭가슴살 등이 함께 구매한 상품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고구마에 계란이나 닭가슴살을 곁들이면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간단하게 챙길 수 있습니다. 따로 조리할 필요도 거의 없어서 바쁜 아침이나 저녁에 한 끼를 간단히 먹고 싶을 때 손이 가기 쉬운 조합입니다.
체중이나 식단을 신경 쓰면서 빵이나 과자보다 원재료 그대로의 음식을 고르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편의점 업계에서 이번 판매 증가를 '헬시플레저' 소비와 함께 설명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고구마가 식단 관리 음식으로 자주 선택되는 이유
고구마를 먹으면 가장 많이 섭취하게 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입니다. 밥이나 빵처럼 에너지원이 되는 탄수화물을 먹으면서 식이섬유와 칼륨 같은 영양소도 같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찐고구마를 찾아보면 100g에 약 139kcal, 탄수화물 32.47g, 식이섬유 2.9g, 칼륨 402mg이 들어 있습니다. 품종이나 조리 상태에 따라 수치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접 씹어서 먹고 식이섬유도 들어 있어서 음료나 부드러운 간식처럼 금방 먹어버리는 음식보다는 배가 찼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작은 고구마 한두 개처럼 먹을 양을 눈으로 가늠하기도 편하고요.
식단을 조절할 때 밥이나 빵 대신 고구마를 먹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고구마에도 탄수화물과 열량이 있기 때문에 밥 외에 추가로 먹는다면 당연히 하루 섭취량은 늘어납니다.

군고구마와 찐고구마는 혈당 반응도 같을까?
고구마를 어떻게 익히느냐에 따라 전분과 당의 상태가 달라집니다.
삶거나 찐 고구마와 오래 구운 군고구마를 먹었을 때 혈당 반응도 똑같지 않습니다.
건강한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고구마 10개 품종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삶은 고구마의 혈당지수(GI)가 41~50이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구운 고구마는 79~93, 오븐에서 구운 고구마는 82~94로 더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고구마를 오래 구우면 수분이 줄고 전분과 당의 구성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고구마를 굽거나 찌는 과정에서 맥아당을 비롯한 당의 조성이 달라지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연구의 GI 수치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군고구마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메이카 품종을 정해진 조건에서 조리해 비교한 연구이고 참여자도 10명이었습니다. 품종과 익힌 정도, 한 번에 먹는 양, 함께 먹은 음식에 따라서도 실제 혈당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고구마는 혈당지수가 낮다'라고 해서 '군고구마를 마음껏 먹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혈당을 관리하고 있다면 군고구마보다는 찌거나 삶은 고구마를 선택하고, 한 번에 먹는 양도 함께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군고구마 하나로 한 끼를 해결한다면
고구마만 먹으면 아무래도 탄수화물 쪽으로 치우친 식사가 됩니다.
아침이나 저녁 한 끼로 먹는다면 삶은 계란이나 두부, 플레인 요거트, 우유, 닭가슴살처럼 단백질이 들어 있는 음식을 하나 정도 같이 먹기 좋습니다.
채소나 과일을 조금 곁들이는 것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고구마와 달콤한 음료, 디저트를 같이 먹으면 간단하게 먹으려던 한 끼의 당류와 열량이 생각보다 금방 늘어납니다.
군고구마는 크기 차이도 꽤 큽니다. 작은 것 한 개와 손바닥만 한 큰 고구마 한 개를 같은 양으로 생각하기는 어렵죠.
식단을 관리하고 있다면 함께 먹은 밥, 빵, 음료 같은 다른 탄수화물도 같이 계산해 보는 게 좋습니다.
개인 경험·생각
바쁘거나 아침에 입맛이 없을 때 군고구마 하나에 삶은 달걀 하나, 사과 몇 조각을 챙겨 먹는 게 제 단골 아침 메뉴 중 하나예요. 요즘은 마트에서도 사계절 고구마를 쉽게 살 수 있고, 에어프라이어에 한두 개씩 구우면 손이 많이 가지 않아서 더 자주 먹게 됩니다.
맛만 놓고 보면 확실히 찐고구마보다 구운 고구마가 더 달고 맛있게 느껴져요. 그래서 먹으면서도 “이렇게 단데 혈당에는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 조리법에 따라 GI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날 수 있다는 점을 이번에 알게 되었네요.
평소 단백질을 따로 챙겨 먹기가 쉽지 않아서 아침에는 계란을 거의 빠뜨리지 않는 편이에요. 요즘은 식사 순서도 조금 신경 써서 계란이나 채소를 먼저 먹고, 고구마는 마지막에 먹으려고 합니다.
맛있는 군고구마를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렵지만, 혈당까지 생각하면 굽는 방법만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는 군고구마와 찐 고구마를 번갈아 먹으면서, 양과 먹는 순서도 같이 조절해 봐야겠습니다.
EDITOR'S NOTE
군고구마가 겨울에만 찾는 간식이라는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출근길에 계란이나 우유와 함께 한 끼로 먹기도 하고, 식단을 조절할 때 밥이나 빵 대신 고르기도 합니다. 고구마를 자주 먹는다면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보다는 어떤 크기로, 어떻게 익혀서, 무엇과 함께 먹는지를 보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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